[글로벌e뉴스] 새 연립정부 닻 올린 ‘독일’, 기후 및 에너지 정책 방향은?

- 2030년 전력생산 중 80% 재생에너지로
- 탄소중립 관련 투자에 민간투자 적극 활용

독일은 올라프 숄츠 총리 체제로 새롭게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에너지환경신문 이건오 기자] 장장 16년간 독일을 이끌었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 총리로 올라프 숄츠(Olaf Scholz)가 선출되며 새롭게 독일 연립정부를 이끌게 됐다.

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으로 구성된 독일의 새 연립정부는 지난 11월 24일 기존 계획보다 8년 빠른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조기 중단하고, 줄어든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 보급과 천연가스 발전으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의 정책안에 합의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내용에 따르면, 정책안에는 강력한 재생에너지 보급 의지가 포함됐으며 구체적인 목표로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공급의 8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2030년 독일의 연간 전력생산량은 680~750T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80%가 재생에너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2030년 전력생산 중 80% 재생에너지로

태양광의 경우 현재 독일 전역에 약 60GW의 설비가 있으나 2030년까지 200GW 규모로 총 설비용량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이외에 신규 상업건물에 옥상 태양광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비상업적 용도의 건물에도 태양광 설비 설치를 ‘원칙적으로’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육상풍력 설비 보급을 위해서는 독일 전체 토지의 2%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해상풍력의 경우 2030년까지 최소 30GW, 2035년까지 40GW, 2045년까지 70GW의 설비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로 제시됐다.

탈석탄 조기달성과 관련된 정책안에서는 탈석탄의 목표연도가 기존보다 8년 앞당겨진 2030년으로 수정됐는데, 정부는 목표의 조기 달성을 위해 2045년까지는 천연가스를 전환 연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환용으로 활용될 천연가스 발전소가 2045년 이후에도 가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점 이후부터 수소 등 비화석 연료 중심으로 운용돼야 하며, 이에 따라 전환 가동을 위한 파이프라인 및 기타 설비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독일 정부의 전력소비예측에 따르면, 연간 가스화력발전은 2020년 90TWh에서 2030년 약 120~150TWh까지 증가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석탄 목표연도가 앞당겨졌음에도 향후 탈석탄에 대한 기업에의 추가적인 보상안은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석탄화력발전소의 해체(Decomposition) 및 재생(Renaturation)을 돕기 위한 재단이나 기업이 새롭게 설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가격 하한제 설정 측면에서는 EU 차원에서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EU-ETS 배출권 가격 하한제 도입을 추진하되 EU 차원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독일 내의 독자적인 배출권 가격 하한선을 톤당 60유로로 설정해 해당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파악된다. 탄소가격 하한제는 별도의 가격 하한선을 도입하거나 배출권 수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난방 및 건물은 2025년 이후 모든 신규 난방설비는 65%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가동해야 하며, 신축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은 기존 수준의 40% 범위 내여야 한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전기차 보급 계획도 주목된다. 2030년까지 독일 전역에 최소 1,5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보급하고, EU 차원의 목표인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프라 및 관련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공유됐다.

이러한 내용 외에도 2022년 중 기존 기후행동법을 개정하고, 모든 정부부처에 부처 활동의 기후 영향 및 국가 목표와의 정합성에 대해 기존 체제 점검을 의무화 한다는 내용이 정책안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독일은 탄소중립 관련 투자에 민간투자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합의를 통해 이견을 가졌던 당적 합의가 이뤄졌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탄소중립 관련 투자에 민간투자 적극 활용

이번 연립정부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탄소중립 관련 투자 활성화 필요성과 정부 부채 증가 우려 사이에서 녹색당과 자유민주당의 이견이 있었으나, 탄소중립 관련 투자에 민간투자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안이 나오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녹색당은 독일 정부의 부채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향후 10년간 연간 500억유로를 현대화 및 탄소중립화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헌법에 명시된 ‘채무부담 상한제도(Debt Brake)’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민주당은 ‘채무부담 상한제도’를 개정하기 위한 어떠한 활동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채무부담 상환제도는 독일 정부가 재정적자를 용인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국채 발행에 나서더라도 정부 순차입을 일정 범위(독일 GDP의 0.35%)로 제한하는 제도다.

연립정부는 관련한 내용에 합의하기 위해 독일의 국영개발은행인 KfW를 ‘혁신 및 투자 기관’ 으로 전환하고 자본을 재편해 청정에너지 활성화 및 디지털화에 민간투자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한편, 독일이 자국 배출권시장의 가격 하한제 도입과 조기 탈석탄 달성을 예고했음에도 EU-ETS 배출권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해 EU-ETS 잉여 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배출권 시장은 이미 시장 안정화 예비분(MSR)을 통해 물량 조절 기능을 갖고 있어 이 또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독일 새 연정의 발표에 대해 재생에너지 관련 협회에서는 새 연정의 재생에너지 보급 의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일부 싱크탱크에서는 연정의 정책안이 1.5℃ 목표 달성에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독일 태양광협회(BSW) 및 풍력협회(BWE)와 같은 재생에너지 관련 협회에서는 새 연정이 재생에너지 보급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비영리 환경 싱크탱크인 E3G에서는 이번 협정으로 1.5℃ 목표가 달성되지 못할 것이라며, 석탄과 가스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명확한 목표와 기타 부문에서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근거 있는 조치의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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