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슈포커스] 해사산업, 무슨 연료를 써야 ‘탄소중립’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 100년 넘은 화석연료 사용... 선박에 특화된 대체연료 개발 시급
-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해사 분야의 우선과제는 ‘협력’

기후위기에 대응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각계 산업분야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계는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완성하지 못한 수준의 온실가스 저감 요구에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에너지환경신문 이건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노력이 가속화됨에 따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화석연료 기반의 전통산업에서는 국제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해상에서의 탄소중립 역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준수하는 수준으로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더해 EU는 독자적인 추가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규제 조치들은 아직까지 조선업계가 기술적으로 완성하지 못한 수준의 온실가스 저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선사들이 체감하는 IMO와 EU의 탄소중립을 위한 규제들은 경제성이나 현재의 기술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발표한 <해상 탄소중립에 대한 국내 해사산업 대응 방안>에 따르면, IMO는 지난 2018년 탄소중립 실현 초기 전략과 계획을 채택했다. 2050년까지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2008년대비 50% 저감하는 내용으로, 점진적으로 저효율 노후선과 같은 온실가스 다량 배출 선박 압박과 퇴출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시장기반 조치도 논의 중이며 선박의 배출량에 따라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과할 전망이다.

최근 ‘Fit for 55’ 패키지를 발표한 EU는 독자적인 해운 규제 추진에 나선다. 2023년 역내 항만 기항 선박에 대해 온실가스배출권 거래를 의무화했으며, 2050년까지 온실가스집약도를 2020년 대비 75%까지 저감하는 ‘EU Fuel Maritime’ 조치를 연료 생산과정의 온실가스를 포함하는 Well-to-Wake 기준으로 시행한다.

이들 조치는 선박 시장에 다중의 압력으로 작용해 노후선 교체, 무탄소 연료 개발 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업계의 혼란은 야기하고 있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고서에서는 “약 100여년간 석유에 의존해온 선박시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뚜렷한 대응책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다양한 연료와 추진시스템이 검토 및 연구개발되고 있으나 각각의 문제점을 안고 있고, 선사들이 단기뿐 아니라 중장기 전략 수립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수소가 무탄소 연료로서 자리잡고 LNG가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수소에 대한 많은 기술적 문제와 LNG의 화석연료로서의 한계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100년 넘은 화석연료 사용... 선박에 특화된 대체연료 개발 시급

장기적으로 수소가 무탄소 연료로서 자리잡고 LNG가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수소에 대한 많은 기술적 문제와 LNG의 화석연료로서의 한계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모든 대안들 역시 많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어 뚜렷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메탄올은 기술적 과제는 거의 없으나 그린 메탄올의 공급 가능성이 가장 큰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한 Maersk 사는 자체 투자를 통한 자체 연료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무탄소 연료로서 상용화가 임박한 것으로 기대되나 아산화질소 배출, 연료의 독성, 그린 암모니아 경제성 개선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2024년을 전후해 엔진개발 완료가 기대되나 암모니아 연료 단독 사용이 아닌 화석연료를 보조연료로 사용하는 혼소 엔진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일정 수준 탄소 배출이 예상된다.

더불어 석유 연료탱크 대비 약 4배 크기의 저장소가 필요하며, 독성으로 인한 벙커링 문제, 이산화탄소 대비 265배의 온실가스 효과를 가진 아산화질소 배출,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그린 암모니아 생산설비 투자 등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탄소포집과 저장은 향후 온실가스 저감책으로서 일정 비중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나 경제성과 충분한 저장장소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이미 육상에서 저감 대책으로 사용 중인 탄소포집과 저장(CCS)은 선박에서도 신조선 및 현존선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산화탄소 운반선이라는 새로운 신조선 수요 창출에 기대가 되고 있다. 다만 포집비용 등에 대한 경제성과 육상 및 해상 포집 탄소에 대한 충분한 저장장소 확보 등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소는 장기적으로 무탄소 선박 연료로서의 궁극적 대안으로 기대되나 선박 적용 가능성에 대하여 가장 불확실성이 높은 연료이며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있다.

수소는 영하 253℃의 초저온에서 저장 및 운송이 가능하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연료탱크의 크기가 기존 석유계 대비 7배 수준으로 확대돼야 하는 등 연료로서의 활용이 쉽지 않다. 수소 연료는 내연기관보다 연료전지의 효율이 높으나 연료전지는 가격, 무게 및 부피, 짧은 수명에 따른 잦은 교체 등 난제들이 남아 있으며 대형화에 따른 실증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또한, 기술전문가들도 선박에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비관적 의견부터 LNG나 암모니아로부터 분리한 수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약 15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견해 등 엇갈린 전망이 제시되기도 했다.

소형 원자로도 관심이 모이고 있는 대체 연료다. 차세대 무탄소 연료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원자력 추진이 하나의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300MW급 소형 원자로 중 용융염 원자로를 선박에 적용하는 대안이 해외 및 국내에서 검토되고 있으며 기술 장벽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강한 거부감으로 상선에 대한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지 여부, 폐기물 처리에 대한 국제적 합의 등 어려운 문제들로 인한 불확실성이 있다.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해사 분야의 우선과제는 ‘협력’

해외 주요국에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효율적 개발 체제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와 ‘일대일로’ 전략에 따라 조선업, 해운업을 통합해 국가가 통제하며 막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국토교통성이 기자재사, 조선사, 해운사, 해사기관, 연구기관 등이 폭넓게 참여하는 해사클러스터를 조직하고 운영하며 통합적 전략수립 및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반면, 기술력과 품질 면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와 해운업계는 상호 소통 없이 상대방 업계가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전략적인 대책 마련이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에서는 “한국 조선업계에 있어 이러한 환경 패러다임은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릴 기회”라며, “동시에 경쟁국의 결과보다 뒤처질 경우 주도권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나라 해운 및 조선산업의 온실가스 대응의 성공을 위한 관건은 협력”이라며, “해외 경쟁국의 협력기구와 같은 조직을 통해 국내 조선사들의 효율적 연구개발 방안을 도출하고 선사, 연구기관, 선급, 기자재사들을 포함한 국가적 협력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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