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첫 TV 토론이 방송3사의 합동 중계로 성사됐다. (사진=국회공동취재단)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첫 TV 토론이 방송3사의 합동 중계로 성사됐다. (사진=국회공동취재단)

[에너지환경신문 이건오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첫 TV 토론이 방송3사의 합동 중계로 성사됐다. 지난 3일 진행된 이번 토론에서 후보자들은 곤혹스러운 순간들도 맞이했는데 특히, 윤석열 대선 후보의 환경과 에너지 부문 답변이 주목됐다.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에게 “RE100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RE100, 그게 뭐죠?”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가 원자력 되살리기 공약을 내세우고 있으나, 국제적인 온실가스 저감 기조와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선언을 통한 경제적, 구조적 여파 등을 학습했다면 놓칠 수 없는 키워드다.

2014년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최초로 소개한 ‘RE100’은 기업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2018년 약 160개사에서 최근 350여개사의 가입이 완료됐다.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면면만 봐도 얼마나 영향력 있는 이니셔티브인지 확인할 수 있다. RE100에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BMW, GM, 이케아, 인텔,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3M, 샤넬, 버버리, 랄프로렌, 나이키, 스타벅스, 이베이, 피앤지, 화이자, 앱손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SK, 아모레퍼시픽, 수자원공사 등 10여개 사가 가입했다.

이러한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RE100 참여는 구조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제품 하나를 만들어도 그 안에 속한 부품들을 만드는 관계사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해야 RE100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RE100 참여 지도 (자료=Climate Group 보고서 캡처)
전 세계 RE100 참여 지도 (자료=Climate Group 보고서 캡처)

최근 RE100은 선택에서 의무로 전환되는 추세다. 초기 RE100 선언 기업들은 온실가스 저감, CSR, 고객 요구, 리스크 관리 등의 이유로 가입했으나, 현재 기조는 기업의 ESG 경영과 맞물리면서 사회적 트렌드를 넘어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현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형 RE100인 ‘K-RE100’ 정책 추진에 나서기도 했다. 글로벌 RE100 캠페인은 연간 전기 사용량 100GWh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권고하나, K-RE100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자 하는 국내 산업용, 일반용 전기 소비자 모두 한국에너지공단 등록을 거쳐 참여할 수 있다.

산업부가 지난해 1월에 발표했던 K-RE100 이행수단은 다섯 가지로, △일반 전기요금에 재생에너지 전력에 붙는 추가 요금인 녹색 프리미엄을 더해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녹색 프리미엄제’ △RPS 이행에 활용되지 않은 재생에너지 REC를 직접 구매하는 ‘REC 구매’ △한전 중개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소비자 간 직접 전력거래계약을 맺는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기업 등 전기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지분 투자’ △자가용 재생에너지 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 사용하는 ‘자가 발전’으로 나뉜다.

RE100 솔루션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선 후보가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RE100을 모른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RE100은 현재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RE100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식으로 RE100이 뜨거운 감자가 돼 홍보도 됐다고 생각한다”며, “RE100이라는 키워드를 넘어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위기에서 벗어나자는 국제적인 큰 흐름과 공통된 가치에 대해 주목하고 힘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동참한다는 시늉만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적극적인 비용과 노력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ESG 경영에 있어서도 중요한 개념인 RE100 실행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이나 구매계획 발표가 시장에서 일종의 개런티로 작용해 태양광 및 풍력 기업들이 은행융자를 받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대안들이 논의되고 제도적인 지원으로 이어지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제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운동가들의 외침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업들의 경쟁력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 그 가능성은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정부나 기업을 넘어 시민과 개개인이 주목하는 문제로 확대되는 데에 있다.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에너지 전환,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은 초당적인 흐름이라고 봐야 한다. RE100이 그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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